서양 신비사상의 기원(개정판)


이 책은 교부 시대 신비신학의 발전 과정을 5세기 말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에 이르기까지 개략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학의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신비신학도 이 교부 시대에 형성되고 성립되었다. 따라서 교부들의 신비신학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 있는 일이지만, 그리스도교 신비사상에 관한 모든 분야의 연구에 있어서도 한결같이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플라톤에서 디오니시우스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 신비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영성에 관한 책이면서도 감정의 여파를 한 치도 허용하지 않는 예리하고 명료한 내용으로 그득하다.
_ 헨리 채드윅 Times Literary Supplement

이처럼 풍부한 내용을 갖춘 책을 만나기란 정녕 쉽지 않은 일이다. 적어도 이 정도 분량의 책을 더 쓰지 않고서는 여기에서 다룬 내용 전부를 제대로 논의하기란 불가능하리라.
_ 루이 부이에 Sobornost

교부 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금껏 그리스도교 신비신학의 발전과정보다는 교의신학 쪽에 주된 관심을 쏟아왔다. 이 책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 저자는 먼저 신비신학이 플라톤 철학, 즉 신과 영혼의 관계를 설명하는 플라톤 사상의 결정적인 영향 아래 그 지적 형태를 갖추게 되었음을 확인함으로써, 플라톤을 출발점으로 필론을 거쳐 플로티누스에 이르는 플라토니즘의 전통에 대하여 살핀다. 특히 헬레니즘 문화와 성서 문화를 결합시킴으로써 교부들에게 지속적 영향을 끼친 필론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다음으로 신비신학이 교부들에게는 사상의 핵이었으며, 교의신학은 교부들의 신비적 통찰과 관심을 반영하면서 신비신학의 골격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다양한 논의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동방교회의 교부로서는 오리게네스, 니싸의 그레고리오,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 그리고 서방교회의 교부로서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이같은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또한 4~5세기의 수도원 운동과 수도자들이 남긴 공헌도 언급된다. 마지막 두 장에서는 교부들의 신비신학과 십자가의 성 요한의 신비신학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그리고 플라톤 철학이 그리스도교와의 결합을 통하여 어떻게 변모되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영성에 끼친 다양한 갈래의 영향에 대하여 총정리해 놓은 고전 연구서의 개정판이다. 새로이 삽입된 ‘개정판에 부치는 글’을 통해 책 내용 전체가 우리 현대인에게 더욱 참신한 메시지로 다가올 것이다.
일상으로 드리는 기도의 원천에 관하여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히 그리스도교 영성 가운데 보이는 다양한, 종종 서로 부딪치고 충돌하는 여러 갈래의 영향에 대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대단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최근 몇 십 년 이래 서양의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가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품게 되었다.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잃어버린 느낌을 채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동양의 종교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서양문화의 전통 밖에서 추구하는 목표를 만나기 위하여 굳이 그렇게 멀리 내다볼 필요 없이 그리스도교 원래의 전통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신념에서 나는 이 책을 집필했다.(“한국의 독자들에게”에서)

머리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개정판 머리말

서론

제1장 플라톤
제2장 필론
제3장 플로티누스
제4장 오리게네스
제5장 니케아의 정통신학
제6장 수도자들의 공헌
제7장 아우구스티누스
제8장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
제9장 교부들의 신비사상과 십자가의 성 요한
제10장 신비생활과 신비체

개정판에 부치는 글
참고 문헌
추가 참고 문헌
색인

지은이 - 앤드루 라우스(Andrew Louth)

영국 링컨셔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 에든버러 대학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70년부터 1985년까지 옥스퍼드 대학 우스터 칼리지 특별 연구원과 옥스퍼드 대학의 (교부)신학 강의교수를 역임했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런던 대학 골드스미스 칼리지 문화사 교수로 있다가, 현재 더럼 대학 교부신학 및 비잔틴 문화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9년 그리스 정교회에 입회했고 2003년 7월 러시아 정교회 사제로 수품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Discerning the Mystery: An Essay on the Nature of Theology(1983), Denys the Areopagite(1989), The Wilderness of God(1991), Maximus the Confes-sor(1996), St. John Damascene: Tradition and Origin-ality in Byzantine Theology 등이 있고 Early Christian Writings(영문판 초기 교부 저작집), Eusebius’ History of the Church(펭귄 고전학 시리즈) 등을 엮었다.



옮긴이 - 배성옥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1979년 프랑스로 건너가 1989년에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수도권 여러 대학에 출강하면서 주로 그리스도교 영성에 관한 책들을 번역했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 현재 Long Beach City College와 Los An-geles Harbor College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초록색 엄지소년 티쭈』(민음사 1991) 『나의 고운 누이여』(바오로딸 1994) 『쟌 쥬강』(분도출판사 1996)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