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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 97889419170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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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Abschied vom Opfertod: Das Christentum neu denken
이천 년 전,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첫발을 내디딘 예수는 골고타 언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복음을 이 세상에 선포했다. 죽음 앞에서도 예수는 ‘하느님 나라의 현존’이란 기쁜 소식을 끝까지 지켰다. 예수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라서, 또 하느님 나라는 어떤 곳이라서 그토록 지치지 않고 기쁜 소식을 전했는가?
저자 림베크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예수가 전한 기쁜 소식’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한다. 예수의 복음을 당시 백성들의 믿음에서, 다시 말해 이스라엘 성경의 지평에서 읽어 내는 한편, 우리 시대가 가진 여러 가능성과 어려움을 철저히 살펴보며 오늘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는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다.
예수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전하려 한 기쁜 소식은 무엇인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여기 와 있다!”
_(마르코 복음서 1,15)
이 책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예수의 복음 선포와 십자가 죽음 간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하는 물음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이 물음의 이면에는 ‘예수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지키려 한 복음을 우리가 너무 고착되고 생기 없는 문자적 의미로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반성이 있다. 성경 말씀이 단순히 박제된 문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생명의 말씀이라면, 그 의미를 알아듣고 우리 삶 가운데서 실천하고 실현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교황 프란치스코가 『복음의 기쁨』에서 강조한 바도 이와 같다. “우리가 원천으로 돌아가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고자 노력할 때마다 새로운 길들이 드러나고 창조적 방식들이 보이며, 또 다른 형태의 표현들과 더욱 설득력 있는 기호들과 오늘날의 세계에 새로운 의미를 갖는 어휘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모든 참다운 복음화 활동은 언제나 ‘새로운’ 것입니다.”
이 새로움은 우리에게 역동적 생명력을 선사하는 하느님의 힘이다. 림베크가 강조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힘은 당신이 뜻하기만 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파괴적 힘을 능가하는 무엇을, 당신 피조물인 우리에 대한 신뢰와 호의를 의미한다. 이 힘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에게 새 생명을 거듭 창조하고 선사할 수 있으며, 꼭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니 하느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이러한 힘과 선한 의지를 믿는다는 뜻이다.
예수에게 하느님은 우리 인간을 차고 넘치게 사랑하기에 인간을 돕고자 하면, 그 어떤 때 그 누구에 의해서도 방해받지 않고 저지되지 않는 하느님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대속자의 희생으로 실현되는 것과 거리가 멀다. 이는 하느님이 인간의 태도에서 드러난 그릇된 행위를 보고 운명을 결정하는 심판자로 군림하며 인간과 대척해 있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나아가 림베크가 이 책을 쓴 목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예수의 폭력적 죽음은 예수 자신의 지상의 삶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거기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예수의 고난과 죽음이 비록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다고 해도, 예수의 삶과 복음은 결코 그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다. 예수의 수난은 예수 자신을 통해 그 의미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의 핵심적 복음인 “하느님의 나라가 여기 와 있다!”라는 말씀은 하느님 나라가 세상 종말에 가서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세상이 당장은 상상할 수 없지만 긍정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잠재적인 방식으로 이미 와 있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의 터전을 당신이 다스리는 공간으로, 당신의 나라로, 이로써 지금은 눈앞에 그릴 수 없어도 더 낫게 변화하는 장소로 만들었다. 다시 말해 이미 여기 있지만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삶의 긍정적 가능성이 실현될 때, 곧 하느님 나라가 실현되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는 아직은 알려져 있지 않거나, 못 보고 지나치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하느님은 이 가능성 안에서 당신을 우리에게 체험될 수 있는 분으로 내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말로 내어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눈앞에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현실로 만든다면 예수가 ‘주님의 기도’에서 가르쳐 주는 것처럼 ‘아버지의 나라’가 현실로 임하게 된다. 더욱이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오늘도 실현되고 있으며, 동시에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으로서 우리에게 책임으로 주어져 있다.
책 속에서
예수는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하느님에 대해 자비로운 아버지와 잃어버린 아들의 비유를 들어 생생한 말로 표현했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루카 15,20). (예수의 확신에 따르면) 하느님은 우리 인간을 차고 넘치게 사랑하기에 인간을 돕고자 하면, 그 어떤 때 그 누구에 의해서도 방해받지 않고 저지되지 않는다. 하느님의 사랑은 대속자의 희생으로 실현되는 것과 거리가 멀다.(31-32쪽)
그렇지만 하느님이 인간에게 순종을 요구한다는 생각도 바오로의 사상에서 예수와의 두 번째로 큰 차이점에 불과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오로가 하느님이 당신의 명령을 어길 때마다 명백히 분노로 답한다고 확신한 것이었다. 이러한 확신은 바오로의 하느님상에 끝까지 각인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바오로는 테살로니카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하늘에서 올 하느님의 아들,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그분의 아드님, 곧 닥쳐오는 진노에서 우리를 구해 주실 예수님”(1테살 1,10)을 고대했다.(116쪽)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전능한 하느님’이란 개념을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찾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구약 성경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뿐 아니라 초대 그리스도인들도 자신들의 경험을 근거로 해서 하느님이 어떤 분이며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말하려 할 때, ‘전능한 하느님’은 이들에게 타당하지도 적합하지도 않은 개념이었다.(173-74쪽)
서문
제1부 십자가를 향한 예수의 여정
1. 하느님은 진정 예수의 죽음을 원했는가
2. 예수의 하느님상
2.1 안식일에 행한 치유
2.2 죄인들, 세리들과 함께함
3. 예수가 말하고 행한 것
3.1 예기치 못한 체험
3.2 변화된 관점
3.3 심원한 예감
4. 극단적 결정
4.1 예수는 평범한 순례자가 아니었다
4.2 예수가 이해한 십자가
5. 치열한 열정
5.1 관습에 대한 저항
5.2 바치는 것이 아닌 헌신
6. 실패로 돌아간 소통
6.1 관계가 아닌 단절
6.2 낙인찍히다
7. 예수의 십자가형 자체가 의미 있거나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7.1 죽음은 고려되지 않았다
7.2 예수의 고별 만찬
7.3 예수를 십자가로 내몬 것은 무엇이었나
제2부 부활
8. 죽음이 끝이 아니다
8.1 상이한 부활 보도
8.2 여인들에게 감사할지어다!
8.3 드러낼 수밖에 없는 만남의 체험
제3부 예수의 죽음에 대한 해석
9. 근본적인 점들
10. 바오로 사도의 십자가 신학
10.1 바오로의 하느님상
10.2 바오로의 복음: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모든 이의 죄를 품다
10.3 논리적이지만 신학적이기도 한가
11. 오해된 속죄
11.1 우리가 먼저 파악해야 할 것
11.2 인간 상호 간의 속죄
11.3 인간과 하느님 간의 속죄
12. “그분의 상처를 통해 우리는 치유되었다!”
13. 고난을 받는 의인
제4부 예수가 남긴 유산
14. 보는 눈
14.1 하느님 나라는 유토피아인가
14.2 하느님 나라: 선인에게는 무엇이 가능한가
15. 듣는 귀
15.1 전능함의 의미
15.2 낙원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
15.3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
16. 사랑하는 마음
16.1 가능성이 있다고 반드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16.2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성장한다
제5부 그리스도교의 의미
17. 하느님을 이 세상에 드러내다
옮긴이의 말: 예수의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의 가능성
지은이 : 마인라트 림베크Meinrad Limbeck
1981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튀빙겐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언어학을 가르쳤다. 저서로는 『구약과 신약 성경의 율법』Das Gesetz im Alten und Neuen Testament, 『모든 고통에는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다』Alles Leid ist gottlos, 『믿음은 오늘날 어떻게 가능한가』Wie Glauben heute möglich ist, 『그리스도 예수』Christus Jesus, 『하느님은 진정 진노하는가?』Zürnt Gott wirklich? 등이 있다.
옮긴이 : 김형수
천주교 부산교구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이다.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부산가톨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니콜라우스 쿠사누스의 신 인식과 자기 인식: 신 개념을 통한 정신의 인식 가능성』(누멘 2012)이 있고, 역서로는 『신앙과 이성적 통찰: 신의 존재에 대한 이성적 증명』(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12), 『신비주의의 근본 문제』(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14), 『신의 바라봄』(가톨릭출판사 201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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