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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 978894192407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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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 사상을 잇는 흥미로운 책이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가톨릭 사제가 동양 고전의 유명한 구절이나 고사성어를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깊게 숙고하면서 따뜻하고 친절하게 삶의 지혜를 전해 주고 있다. 동양의 여러 덕목과 그리스도교의 핵심 주제를 연결하여 하느님을 향해 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신부님이 왜 동양철학을 공부하세요?”
가톨릭 사제인 저자는 사제 서품을 받고 베이징 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했다.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하니 ‘신부님이 왜 동양철학을 공부하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동양철학을 공부하셨으니 사주 보실 줄 아세요? 우리 아이 이름이 안 좋다고 하던데 정말 개명할까요?’라고 묻는 이도 있다. 저자는 동양철학을 공부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실 대부분의 유학하는 신부님이 전공하는 분야는 성경, 신학, 서양철학 같은 분야입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런 분야의 공부가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을 누구에게 전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요. 우리 선조들은 하느님, 예수님을 모른 채 오천 년을 넘게 살아왔습니다. 신앙이 전해진 지는 이제 이백여 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그전에도 이 땅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세상을 관장하는 절대자 하늘(天)을 생각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 깊숙한 곳에 영향을 미치고, 심성을 형성해 온 생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8쪽).
한자 문화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동양철학의 영향 속에서 자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가 쓰는 말, 풍습, 가치관, 생각은 유교와 불교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기존의 가치관이 반감이 들 때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익숙했던 생각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동양의 여러 덕목과 그리스도교의 핵심 주제를 연결하여 동서양의 가르침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 내려간다.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상관없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를 가득 담고 있다. 동양 고전의 유명한 구절이나 고사성어를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이야기로 풀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양 고전이 어떻게 읽히는지도 다뤘다.
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_ 『논어』 「안연」 22장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 사상을 자연스럽게 잇는 저자의 깊은 사색이 돋보인다. 저자는 동양철학의 핵심 사상으로 인仁을 여러 번 강조한다. 인仁은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연결된다. 인仁을 풀이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사랑’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성령의 아홉 열매 전체를 아우르는 덕목입니다. 사랑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합니다. 사실 사랑이 전부입니다. 성령의 열매로서의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유학에서는 인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仁은 ‘어질다’라고 번역되지만 바로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仁은 곧 사랑입니다. 공자가 가장 중시한 개념으로 유가의 최고 덕목입니다”(98쪽). 저자는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유학의 ‘극기복례’, 즉 자기를 이겨 예를 회복할 것을 제시한다. 동양과 서양 사상의 만남이 생각의 폭을 넓히고 더욱 다채로운 지혜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왜 이리 고통스러운가?
왜 이리 잔인한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저자는 동양철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모른 채 살아온 사람들도 나름 하느님을 향한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하늘을 절대자로 인식하면서 여러 이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더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중국철학이 가장 전성기를 이룬 시기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난세였던 춘추전국시대였다는 것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끊임없는 전쟁을 겪으며 사람들은 ‘왜 이리 고통스러운가? 왜 이리 잔인한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했다. 모든 철학이 이 보편적인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함께 나누고 서로 보완하면 인간을, 자연을, 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서양의 예수 그리스도와 동양의 성현들의 가르침은 살면서 겪는 고통과 혼란, 관계의 단절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저자의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이 독자들에게 가닿아 자기 마음을 돌보고 이웃에게도 눈길을 돌리는 여유와 지혜의 씨앗이 되길 바라 본다.
월간 『빛』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이 책은 총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중국철학의 기본 개념을 소개하면서 거기에 연관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을 담았다. 2장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동양철학에서 이야기하는 덕목으로 풀었다. 3장은 마음에 관해서 여러 사상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모았고, 4장은 이웃과의 관계, 친교에 관해서 이야기한 부분을 모았다. 5장은 비움과 절제를 통한 생태 환경 보호, 나와 이웃에서 나아가 더 큰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정치에 관한 옛 성현들의 가르침들을 모았다.
사도행전 17장을 보면, 유다인이면서 그리스・로마 문화를 익히 알고 있던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의 어느 신전 제단에 새겨진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글을 보고, 그 알지 못하는 신에 관해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바르게 가르쳐 주려고 애쓰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도 그분의 자녀다’라는 그리스의 어느 시인의 말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최성준 신부님의 글을 보면서 이천 년 전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에서 있었던 바오로 사도의 설교가 생각났습니다. 동양철학과 고전에 관한 신부님의 글이, 우리가 하느님의 진리를 알아듣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_대구대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책 속에서
가톨릭 사제로서 동양철학을 공부해 보니, 그리스도교 신앙을 모른 채 살아온 사람들도 나름 하느님을 향한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하늘을 절대자로 인식하면서 여러 이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더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중국철학이 가장 전성기를 이룬 시기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난세였던 춘추전국시대였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열강들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 군주들은 백성들을 부역에 동원하고 세금을 무리하게 걷었습니다. 서민들은 전쟁 통에 죽거나 부역에 끌려가 고생만 하다가 굶어 죽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난세를 겪으면서 지식인들은 사람의 본성이 왜 이리 잔인한지,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가운데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여러 학파가 생겨났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친교를 나누며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의 답을 찾아가며 형성된 동양철학의 여러 생각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전혀 낯설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도 신선한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런 부분들을 같이 생각해 보고 나누고자 이 글을 써 보았습니다(11쪽).
공자와 동시대를 살면서 중국철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노자도 자연의 ‘길’(道)을 따르는 성인이라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합니다.
“그 빛을 부드럽게 하여 먼지와 하나가 된다”(『노자』 56).
자신이 성인이라 하여, 다른 사람보다 덕이 뛰어나거나 재주가 많다 하여 환하게 빛을 뿜어낸다면 일반인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밝은 빛으로 남을 눈부시게 어지럽히지 않고 적당히 빛을 낮추어 먼지나 티끌과도 같은 일반인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자신이 돋보이고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노자의 이 구절을 접하게 되면, 우리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하느님이시면서도 먼지와 같은 나약한 존재인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가장 낮은 자의 신분을 취하셔서 낡고 더러운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님을 보며 “화광동진”和光同塵의 가장 완벽한 형태는 바로 주님의 강생降生신비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22~23쪽).
공자의 제자 가운데 공자가 가장 사랑한 제자가 있었습니다. 안연입니다. 그는 정말 가난하게 살았지만 개의치 않고 학문을 배우고 덕을 실천하는 데 큰 기쁨을 느끼며 잠시도 소홀하거나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스승인 공자보다 먼저 죽었죠. 『논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안연이 인仁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을 이겨 예를 회복하는 것이 인仁을 행하는 것이다”(『논어』 「안연」 1).
공자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은 어진 마음, 즉 인仁입니다. 하지만 그 인에 관해 누구도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제자 안연이 공자에게 인에 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인이 무엇인지는 직접 가르쳐 주지 않고 ‘인을 행하는 것’(爲仁)에 관해 말해 줍니다. “극기복례가 바로 인을 행하는 것이다.” ‘극기복례’克己復禮, 자기를 이겨 예를 회복한다. 즉, 공자는 자신의 욕심, 아집, 이기심 등을 이겨 내어 자기 안에 있는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양보하고 겸손하며 사랑의 마음을 드러내는 예禮를 다시 살리는 것이 바로 인을 행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이것은 무조건 자기를 억누르고 억지로 예를 차리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 안에 있는 원래의 선한 마음,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을 단단히 싸고 있는 껍질 같은 이기심을 극복하고 깨부수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누누이 당부하신 말씀과도 같습니다.
“누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합니다”(마태 16,24).
(42~43쪽)
추천의 글
책을 펴내며
1장_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남이다
발을 신발에 맞추지는 않는지요?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물처럼 살라하네
우리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나요?
삶을 즐기는 경지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을 모릅니다(1요한 4,8)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진정한 리더
모든 관계의 시작은 자기 사랑에서부터
그래도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아직 삶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가득 찼어도 텅 빈 듯이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
2장_인仁이란 사람의 마음이다
동양의 덕목으로 풀어 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_인仁
사랑_자비의 해에 되새겨 보는 사랑의 가치
기쁨_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기쁨
평화_평화가 너희와 함께
인내_‘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에서 인내를 배우자
친절_이웃 안에 예수님이 계시니
착함_당신은 착합니다
성실_하늘처럼 성실할 수 있기를
온유_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깁니다
절제_절제를 통해 얻는 영혼의 자유로움
3장_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끊어 버립니다
미워할 결심
내 마음은 어디에?
마음 밭 가꾸기
완벽한 삶
이제는 움직일 때
달변과 눌변
완고한 마음
하느님 마음으로 세상 보기
천지불인
운명은 움직이는 것
팔자 고치기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나 홀로 깨어 있구나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을 추모하며
시간의 속도
위로, 슬픔을 나누기
4장_덕은 외롭지 않다
절차탁마
동시효빈
다양한 것들의 조화, 그 아름다움
세한
덕은 외롭지 않다
사람, 사랑
선우후락
예수 마음
먼저 큰 것을 세워야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온고지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바다가 좋아요, 산이 좋아요?
누구와 ‘친교’를 나누나요?
지란지교를 꿈꾸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5장_무위無爲하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점심, 마음에 점 하나 찍기
무화과를 먹으며
절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음식 쓰레기
태양 떨어뜨리기
바람이 분다, 풀이 눕는다
정치란 바름입니다
미얀마 땅에도 부활이 오기를 …
전쟁과 죽음
수오지심
비상非常의 즐거움
호가호위하지 않기를 …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
지은이 : 최성준
대구대교구 사제.
1999년 사제 서품을 받고 중국 베이징 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했다. 2012년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쳤고, 2016년부터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겸 월간 『빛』 편집 주간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 가톨릭신문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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