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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누스> -그의 회개와 사랑
감독: 크리스찬 두가이
주연: 프랑코 네로, 알렉산드로 프레치오시
제작 : 이탈리아 2010, 컬러, 199분
감 독 |
크리스찬 두가이 |
주 연 |
프랑코 네로, 알렉산드로 프레치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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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사제의 가장 위대한 고백"
가톨릭 역사를 대표하는 사제이자 교부철학자였던 성 아우구스티누스(AD 354-480)의 삶은 진리를 향한 갈구였다. 젊은 날, 세상의 욕망을 좇으며 이교도의 삶을 살던 아우구스티누스. '로마 황제의 연사'라는 위치까지 올라가지만 그의 내면은 공허하다. 이때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 그는 회개하며 신의 품에 안기게 되고, 위대한 사제의 삶을 살게 된다. 긴 세월 동안 아들을 위해 기도했던 어머니 모니카의 눈물은 그렇게 결실을 맺는다.
어느새 노인이 된 아우구스티누스. 잔인한 반달족의 침입 앞에서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을 특별히 존경하는 교황 베네딕도 16세는 영화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감상한 후 주연 배우들을 만나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오늘날 우리와는 매우 거리가 먼 상황에서, 인간 삶의 현실이 안고 있는 온갖 문제와 불행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진리는 더욱더 강해서 어떤 장애도 극복하고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교황 베네딕도 16세
"이 영화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역사 속의 성인이나 저명한 신학자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본다. 그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혔으며, 어떤 과오를 저질렀고, 어떤 인격적 결점을 가진 인간이었는지, 영화는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 모니카의 긴 세월에 걸친 기도로 회개하고, 신의 참된 일꾼이 된다. 이것은 진심 어린 기도가 인간을 바꿀 수 있으며, 그 누구라도 성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위대한 종교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 김형석(영화 컬럼리스트)
“서방 그리스도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진리를 갈구한 삶과, 현대의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모든 어머니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어머니 모니카의 삶을 소개하고 싶다.”
-임 세바스찬 신부 (베네딕도 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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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누스 영화평> - 김형석 / 컬럼리스트
위대한 사제의 위대한 고백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사 눈멀음을 쫓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번 만지시매 위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중에서
* introduction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근원에서 사유하는 철학자’ 셋을 꼽는다면 플라톤과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칸트라고 말했다. 354년 로마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누마디아(리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격랑의 세월을 살았고, 수많은 저서를 통해 그리스도교 철학을 확립했으며, 히포의 주교로 있던 430년 야만족의 침입으로 로마 제국이 붕괴하는 현장을 목격하며 76세의 삶을 마감했다.
이탈리아와 독일이 합작했으며 타가스테, 밀라노, 히포, 카르타고 등 영화의 배경이 되는 네 개의 도시를 튀니지에 있는 세트에서 재현한, 러닝타임이 200분에 달하는 TV 시리즈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신학자나 철학자나 성직자가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바라본다. 후세 사람들에겐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욕망에 휘둘렸던 인간이었으며, 한때는 하느님의 뜻에 적대적이었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선악의 이분법적 논리를 따르던 마니교의 신자였다. 하지만 32세 때 신 앞에 회개한 후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살게 되었고, 여기엔 긴 세월 동안 아들을 위해 기도했던 어머니 모니카의 헌신이 있었다.
영화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탄생과 마지막까지, 70여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교도 아버지와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세상의 물질적 가치를 따르던 삶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영원한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가게 되는 과정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 Story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전기 영화의 일반적인 연대기적 방식에서 벗어나 긴 플래시백(회상) 장면을 삽입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그의 자서전인 <고백록>. 영화는 <고백록>을 읽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목소리를 통해 시간을 넘나든다.
어린 시절 아우구스티누스의 마음을 뒤흔든 건, 화려한 언변이었다. 로마 제국 시대 수사학은 단지 학문이 아니라 출세를 위한 지름길이었고, 결국 그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밀라노로 떠난다. 그곳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기다리는 건 세속의 달콤한 향락과 성공에 대한 욕망. 20대 중반에 변호사가 된 그는 점점 허영에 들뜨게 되고, 마니교도로 살아간다.
서른 살에 황제의 연사가 된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 속엔 진리에 대한 갈급함과 쾌락적인 삶에 대한 공허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때 교부인 암브로시우스와의 만남은 그의 내면에 울림을 주었고, 신의 음성을 듣게 된 그는 하느님 앞에 회개하고 예전의 삶을 버린 후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430년. 노인이 된 아우구스티누스는 히포의 주교가 되어 있다. 점점 몰락해가는 로마 제국. 야만적인 반달족 앞에 히포는 풍전등화 같은 상태다. 로마 황제는 배를 보내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빠져 나올 것을 권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히포의 민중들과 함께 하길 원하며, 자신의 일생일대의 저서인 <신국론>만을 배에 실어 보내려 한다.
* Theme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앙과 이성, 신의 존재, 선과 악 그리고 영원이라는 시간에 대해 인류에게 처음으로 설명해주었던 사람이었다. ““진정한 철학자는 하느님의 연인””이라고 했던 그는 철학과 신앙을 하나의 사상으로 통합한 위대한 사상가이자 신의 사제였다.
여기서 아우구스티누스를 대표하는 두 권의 저서를 이야기하자면 <고백록>과 <신국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고백록>에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며 신 앞에 서기까지의 과정과 그 감격을 담아낸다면, <신국론>에선 로마 제국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과정을 바라보며 세상의 나라가 아닌 ‘신의 나라’, 즉 하느님에게 구원의 은총을 얻은 자들의 공동체를 앙망한다.
영화 <성 아우구스티누스>은 <신국론>보다는 <고백록>에 더 가깝게 다가간다. 이 영화는 아우구스티누스가 평생을 놓고 쌓은 그 방대한 사상을 담아내려는 욕심을 버리고, 한 인간이 회심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고백록>의 구절들은 그의 영혼의 발자취와도 같다. 그 발자취가 따르는 첫 존재는 바로 어머니다. 이 영화는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전기 영화임과 동시에 그의 어머니 모니카에 대한 모정의 드라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머니에 대해 ““몸으로 날 낳으시고 마음으로 영생을 주신 분””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어머니는 곧 하느님과도 같은 존재였으며, ““어머니의 훈계를 거역하는 것은 주님을 거역하는 것””이었다. 그런 어머니는 아들이 하느님 앞으로 돌아올 때까지 30년이 넘는 세월을 기다리며 기도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에서 또 하나 느낄 수 있는 테마는 ‘회심’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끊임없이 의심했고 고민했으며, 결국은 긴 우회로를 통해 신을 만난 인물이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왜 위대한 ‘신앙의 선배’인지를 보여준다. 그는 진정한 회심이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수많은 회의와 갈등을 통해 도달한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가 과거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삶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진심 때문일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누구인가?>
-진 토마스 신부(베네딕도 수도원)
아우구스티누스는 의심할 바 없이 서방 그리스도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다. 그는 354년, 당시 로마령이었던 북아프리카 타가스테(Tagaste; 현재의 알제리 수크아라스)에서 이교도인 아버지와 그리스도교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에는 매우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무질서한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진리를 향한 추구는 계속되었다. 이후 수사학 교사로서의 그의 성공은 그를 아프리카에서 로마로 그리고 마침내는 밀라노로 나아가게 했고, 그곳에서 그는 가장 비중 있는 수사학 교수로 활동했다. 그의 어머니(성녀 모니카)가 아주 경건한 신앙인이었을지언정, 아우구스티누스는 오랫동안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철학을 공부한 뒤 그는 이어 마니(Mani)의 이원론에 심취하게 되는데, 당시 마니의 이원론은 로마 제국과 서아시아에 널리 유포되어 있었다. 마니교는 정신적인 것만을 선한 것으로 여기는 반면, 물질은 악의 원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마니교에 대한 그의 열정은 오래가지 못했고, 그 지도자들의 지적수준에도 실망하게 되었다.
마침내 밀라노에서 그는 그리스도교인의 영향을 받게 되고 - 380년 이래 그리스도교는 테오도시우스 황제 칙령에 의해 로마의 국교가 된다 - 이어 387년, 밀라노의 강력한 주교이자 당대 라틴 교회의 가장 위대한 신학자인 암브로시우스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그 후 바로 그는 자기 고향에서 연구와 기도의 삶에 몰두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미 391년 히포(Hippo)의 주교는 그를 사제로 서품했고, 이어 396년 그는 히포의 주교가 되었다. 그 자체로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미 역사적 인물이 된다. 그는 동료 사제들과 함께 거의 수도자적인 공동생활을 해 나갔다. 그렇지만 그는 무엇보다도 사목자였고 또 신학자였다. 그의 저서로 대략 100여 편이 보존되고 있다. 그중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온 수 백여 편의 설교들을 읽어보면, 당시 신자들이 언어적으로 완벽한 최고의 (수사학적)묘사에 얼마나한 큰 기쁨을 가지고 경청했는지를 가늠할만하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비록 변방의 도시 히포의 주교에 불과했을지언정, 종종 지방수도인 카르타고에 초빙을 받아 그곳에서 그는 많은 설교들을 행했고, 때때로 여러 달 동안 머물면서 교회 안에 일어나는 어려운 상황들을 중재하곤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를 그린 그림들을 보면 보통 불타고 있는 심장과 함께 묘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그 스스로 느끼고 체험한 하느님을 향한 불타는 갈망을 의미하는데, 그에 따르면 이 갈망은 모든 인간의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도 존재한다. 그의 이런 내적 사정은 세계문학사상 첫 번째이자 가장 유명한 자서전인 그의 고백록(Confessiones)의 다음 글에 잘 드러난다. “당신을 기림으로써 즐기라 일깨워 주심이오니 님 위해 우리를 내시었기 님 안에 쉬기까지는 우리 마음이 찹찹하지 않습나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또한 지나칠 정도로 치우치게 하느님 은총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원죄론이 나왔다. 그것에 따르면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아 구원되지 않으면, 최초의 인간인 아담의 죄를 근거로 모든 인간이 영겁의 벌에 처해진다. 이 가르침을 서방 교회는 받아들였고 특히 루터와 캘빈에 의해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강조되었다. 바로 이것이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의 선교에 대한 열의에 불을 지핀 근거가 되었다. 최초의 역사신학 역시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비롯되는데, 다름 아닌 “De Civitate Dei(신국론)”이다. 위의 고백록, 신국론과 더불어 삼위일체론(De Trinitate)을 그의 주요저작으로 들 수 있다. 430년, 반달족에 의해 도시가 포위된 와중에 그는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 Director – 크리스천 두과이(Christian Duguay)
1957년 캐나다의 퀘벡에서 태어났다. 영화감독 이전에 촬영감독으로 경력을 쌓았고 최근까지도 자신의 영화에서 직접 카메라를 잡고 있다. 1980년대 말 TV 시리즈 <윌리엄 텔>로 연출을 시작했고, TV 영화 <잔다르크>(1999)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영화 연출은 <라이브 와이어>(1992)가 처음으로, 이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주로 액션과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연출했다. <스크리머스>(1995) <어싸인먼트>(1997) <아트 오브 워>(2000) <익스트림 OPS>(2002) <부트 캠프>(2007) 등은 그의 영화들은 대부분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다.
극장용 영화가 오락적인 요소에 치중한다면, TV는 좀 더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미니시리즈인 <히틀러>(2003)는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역시 TV 미니시리즈인 <휴먼 트래피킹>(2005)으로는 캐나다 감독협회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엔 TV 영화 <코코 샤넬>(2008)로 다시 한 번 에미상 후보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1990년대 말부터 두과이 감독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영화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잔다르크, 히틀러, 코코 샤넬 등에 이어 <성 아우구스티누스>(2009~2010)에선 위대한 신학자이자 히포의 주교였던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삶을 조명한다. 역시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로마의 하늘 아래>(2010)는 교황 비오 12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 Actor – 알레산드로 프레치오시(Alessandro Preziosi)
아우구스티누스의 청년기를 연기한 알레산드로 프레치오시는 법조인 집안 출신으로 법학을 전공한 후 2년 동안 변호사 활동을 했던, 독특한 이력의 배우다. 세 장의 앨범을 낸 뮤지션이기도 한 그는 1999년 26세의 나이에 배우로 데뷔해, TV 시리즈 [엘리사]로 큰 인기를 얻었고 당시 상대 배우였던 빅토리아 푸치니와 결혼했다. 타비아니 형제의 <종달새 농장>(2007)과 <루즈 캐넌스>(2010) 등의 대표작이 있다.
* Actor – 프랑코 네로(Franco Nero)
노년의 아우구스티누스를 연기한 프랑코 네로는, 올해로 연기 인생 50년을 맞이한 이탈리아의 국민 배우다. 1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러시아, 미국, 이집트 등 영화 속에서 25개의 국적을 가졌던, 매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배우였다. 존 휴스턴 감독의 <천지창조>(1966)에서 아벨 역할을 맡으며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던 계기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걸작 <쟝고>(1966). 이후 그는 1970년대까지 정치적 테마의 범죄 영화에 주로 출연해, 이탈리아 사법 시스템을 비판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이 하드 2>(1990)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악당으로 등장하기도. 일흔 살이 넘은 지금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 Actress – 모니카 구에리토레(Monica Guerritore)
아우구스티누스를 신 앞으로 인도한 위대한 어머니 모니카 역을 맡은 배우는,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의 모니카 구에리토레. 15세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4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다. 연극과 TV와 영화를 오가며, 관능적인 역할부터 일상적이고 평범한 캐릭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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